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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글/해외여행

[크로아티아 여행] 자그레브 시내 구경 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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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아티아 여행 첫날입니다. 호텔 체크인을 마치고 가뿐 마음으로 자그레브 시내로 나섰습니다. 사실 자그레브에서의 일정은 전혀 계획하지 않았습니다. 주변분들이 자그레브를 딱히 좋게 평가하지 않았기 때문에 여기저기 둘러볼 생각은 없었습니다. 여행 첫날의 피로도 한 몫 했고요.


우선 반옐라치치 광장에 가보기로 했습니다. 지도로 봤을 때는 거리가 꽤 되어보였는데, 막상 걸어보니 금방입니다. 날씨가 좋아서인지 그냥 걷기만 해도 충분히 즐거웠습니다. 자그레브의 파란색 트램도 상당히 인상적입니다.









눈 앞에 광장이 보이기 시작했고, 곧 광장에 우뚝 선 반 요지프 옐라치치의 기마상을 볼 수 있었습니다. 수많은 여행객들과 자그레브 주민들, 그리고 수시로 지나다니는 트램들로 인해 광장 주변은 꽤 혼잡합니다. 기망상 앞에서 인증샷을 남기고 다음 코스를 어디로 할지 고민했습니다. 갈증이 나기 시작하여 간단하게 아이스크림을 먹기로 하고 인근에 위치한 빈첵(VINCEK)으로 걸어갔습니다.














 

반옐라치치 광장의 기마상이 향하는 방향을 기준으로 오른쪽 길로 트램을 따라 가다보면 빈첵을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인터넷에 자그레브 아이스크림만 쳐도 나오는 곳이니 꽤 유명한 곳인가 봅니다. 빈첵까지 걸어가면서 옆으로 뻗은 골목길도 몇군데 들렀습니다. 걷다가 무심코 마주하는 유럽의 골목길은 그 모습이 너무 아름다워서 그냥 지나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dm과 OFF 사이로 보이는 VINCEK]





아이스크림의 가격은 기억이 나지 않아서 인터넷을 찾아보니 9쿠나 정도 한다고 하네요. 아무튼 먹기에 큰 부담이 되지 않았던 금액이었습니다. 맛도 괜찮은 편이고, 실내에 자리도 꽤 많아서 잠시 쉴 수도 있었습니다. 















빈첵에서 아이스크림을 먹고 바로 옆 골목길로 들어가니 TV에서 보던 케이블카가 나왔습니다. 이렇게 쉽게 찾을지는 몰랐는데, 어쨌든 기분은 좋았습니다. 이 케이블카는 세계에서 가장 짧은 거리(66m)를 이동하는 케이블카이며, 속도도 굉장히 느립니다. 걸어가는 것과 큰 차이는 없지만 그래도 기념이라 생각하고 티켓을 구입했습니다. 여행 총무가 아니라 가격에 대한 기억이 전혀 없습니다. 분명한건 저렴합니다. 


자그레브에서 나름 유명한 관광명소임에도 사람이 붐비지 않고 한적했습니다. 저희 포함 총 5명이 탑승했고, 아주 천천히 위로 향했습니다. 오래된 케이블카라 안락하진 않지만 120년 동안 사고 한번 없이 운영된 만큼 나름 안전하게 움직여 줍니다.















케이블카가 내려준 곳은 로트르슈차크 탑입니다. 이곳에 서면 자그레브의 시내를 시원하게 전망할 수 있습니다. 그리 높지 않은 곳에서 도시를 내려다 볼 수 있다는 것은 참 매력적이었습니다. 









로트르슈차크 탑에서 조금만 더 걸어가면 자그레브에서 가장 유명한 성 마르크 성당을 볼 수 있습니다. 건물들 사이로 독특한 모양의 지붕이 점차 모습을 드러냅니다. 이 성당의 지붕은 마치 장난감 블록으로 만들어진 듯한 느낌인데, 상당히 매력적입니다. 저희가 방문한 날에는 어떤 행사가 준비 중이었는지, 성당 앞은 공연시설로 채워져 있었고, 성당 내부까지는 들어가지 못했습니다. 성 마르크 성당의 문 부근의 조각상은 꽤 유명하다고 하니 한번쯤 둘러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성 마르크 성당]








성 마르크 성당의 오르편의 내리막길로 걸어가면 저 멀리 뾰족한 탑 2개가 보입니다. 여행책에서 봤던 자그레브 대성당입니다. 첨탑 높이가 100m가 넘는데 여지껏 보지도 못했다가 이곳에서 처음 봤습니다. 자연스럽게 다음 코스는 자그레브 대성당으로 정했습니다. 내리막길 중간에는 돌의 문이 있는데, 꽤 사연이 깊은 곳입니다. 오래 전, 불이 나 모든 것들이 타버렸는데 유일하게 성모마리아와 예수의 그림만이 타지 않았다고 합니다. 정말 불길 속에서 살아남았는지는 모르겠지만, 현재는 많은 사람들이 이 그림을 신성하게 여긴다고 합니다.



[돌의 문으로 가는 길]





[돌의 문]





돌의 문을 지나서는 트칼치차 거리가 나왔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자그레브에서 이 거리가 가장 인상 깊었습니다. 긴 거리 양쪽에 야외테이블이 즐비하고, 각 테이블 마다 사람들이 앉아서 좋은 분위기를 만들어내고 있었습니다. 여행책에서 봤던 식당들도 하나씩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잠깐 앉아서 쉴까 했지만 일단 자그레브 대성당으로 계속 걸었습니다.








 










[돌라치 시장의 흔적]





자그레브 대성당까지는 금방 도착했었습니다. 가까이서 보니 더욱 더 커 보였습니다. 몽골족의 침략과 화재 등으로 여러차례 파손되었다가 1899년에 현재의 모습으로 완공되었다고 합니다. 지금도 첨탑의 한쪽은 보수 중이었습니다. 대성당 앞에는 황금색 조각상이 서있는 작은 분수도 있습니다. 분수라기에는 좀 그렇고 입에서 물을 뿜는 모습입니다. 자그레브의 대표적인 성당이다 보니 잠깐의 시간 동안에도 많은 투어팀이 다녀갔습니다. 


꽤 오래 걸었고, 중간 중간 사진도 많이 찍다 보니 여행 첫날의 피로가 살짝 오는듯 했습니다. 그래서 다시 트칼치차 거리로 가서 잠깐의 휴식을 취하며 그 거리의 분위기를 느껴보기로 했습니다.



[자그레브 대성당]
















 






















어디가 좋을까 쭉 둘러본 뒤 작은 펍에 들어갔습니다. 오쥬스코라는 레몬맥주와 자몽맥주를 하나씩 시켜서 먹어봤는데, 개인적으로는 자몽이 더 맛이 좋았습니다. 술 자체를 별로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와 맛있다!"는 아니였으나 둘 중에 하나를 고르라면 전 자몽을 고르겠습니다. 가끔씩 식당 메뉴에 자몽은 없고 레몬만 있는 경우가 있는데, 그 땐 참 아쉬웠습니다. 


맥주를 마시며 이런 저런 얘기를 하기도 하고, 트칼치차 거리를 걷는 사람들을 넋놓고 구경하기도 했습니다. 이제 더 이상 갈 곳도 없는거 같았습니다. 이 시점에서 가장 큰 고민은 저녁메뉴였는데, 인터넷 검색을 통해 크로아티아의 식사는 짜다는 걸 알게되었습니다. 어딜 가든 "no salt" 또는 "less salt"라고 요구하자고 합의를 한 뒤 더 어두워지기 전에 자리에서 일어났습니다.



[오쥬스코 맥주]














[해 지는 반옐라치치 광장]





사진을 보며 기억을 되짚어 보니 아래 지도와 같이 움직였네요. 꽤 긴거리처럼 보여지지만 걸어다녀도 충분합니다. 저희는 시간이 별로 없었기 때문에 첫날은 이렇게 보냈습니다. 저녁에 대한건 다음 포스팅에 남겨보겠습니다.



출처 : 지도는 구글맵으로 만들었습니다.



모든 사진은 D700 + 24-120N, 갤럭시 노트로 촬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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