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21 비, 여행 16일차
밖에서 들리는 후두둑 소리에 잠이 깼습니다. 창 밖을 보니 비가 조금씩 내리고 있었습니다. 이 날은 인터라켄으로 가서 리기산에 올라가는 일정이었는데, 이렇게 비가 오면 가봤자 의미가 없어 보였습니다.
일단 체크아웃을 마치고 기차역으로 갔습니다. 한국에 연락하여 스위스 날씨를 물으니, 며칠 간은 계속 비가 온다는 답변이 왔습니다. 아쉽지만 스위스는 떠나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날씨를 생각하지 못했던게 아쉬웠습니다. 초보 여행자였기 때문에 이러한 실수는 수없이 했습니다.
오스트리아 빈과 독일 뮌헨을 후보지로 두고 동선을 체크했고, 고민 끝에 뮌헨으로 가기로 했습니다. 오후 1시가 넘어서야 뮌헨으로 출발하는 기차에 탑승했습니다. 뮌헨까지는 오래 걸립니다. 루체른과는 이제 안녕입니다.
뮌헨에 도착하니 이미 저녁입니다. 숙소는 움밧이라는 호스텔로 정했습니다. 뮌헨에서는 크고 유명했던 호스텔입니다. 늦게 갔음에도 불구하고 친절하게 방을 안내해줬습니다. 남녀혼숙 6인 도미토리룸을 배정받았는데 시설은 상당히 좋았습니다. 방 안에 샤워실과 화장실이 있는 점도 좋았고요. 난방도 잘 되었습니다.
짐을 풀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중요한 물건은 다 챙겨서 뮌헨을 잠시 구경했습니다. 저녁 8시에도 뮌헨은 활기찼습니다. 한국과 조금 닮은 구석이 있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칼스문, 마리엔 광장까지 구경을 하고 날이 너무 추워서 숙소로 돌아왔습니다.
예정에도 없던 하루였습니다. 리기산 대신에 선택한 독일일정이 좋기를 기대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짐을 정리하고 있으니 하나 둘 외국친구들이 들어옵니다. 남녀 혼숙임에도 전혀 어색하지 않게 대화하며 지냈습니다. 제 영어가 부족하니 결국에는 자기들끼리 잘 놀더라고요. 저도 그게 맘이 편했지만, 한편으로는 영어를 좀 배워두면 좋겠다는 생각도 하게되었네요. 근데 한국에 돌아와서도 영어공부 안했습니다. 한국말이 편해요.
10년도 더 된 사진들입니다. 지금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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