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24 흐림, 여행 19일차
어젯밤, 뮌헨에서 뉘른베르크행 기차를 무사히 탄 것까지는 좋았습니다. 근데 기차에서 잘못 내렸고, 여기서 한참을 헤맸습니다. 뉘른베르크인줄 알고 호스텔을 찾아 정말 오래 걸었는데, 알고보니 잉골슈타트라는 곳이었네요.
이 사실을 알았을 때는 이미 늦은 시간이었고, 근처의 호텔은 너무 비쌌습니다. 별 수 없이 다시 역으로 돌아와 결국 하루 노숙을 하게 되었습니다. 배낭여행 중에 노숙은 어쩌면 낭만이고, 늘 겪을 수 있는 일이라는 분들도 계시지만, 정말 힘들고 무서운 시간이었습니다. 무조건 숙소는 미리 예약하고, 잠은 숙소에서 자는게 좋습니다.
해가 뜨고 바로 뉘른베르크행 기차에 올랐습니다. 비싼 티켓값을 보며 자책도 했습니다. 하지만 어쩔 수 없었습니다.
정말 힘들게 뉘른베르크에 도착했습니다. 도착해서는 가장 먼저 공식 호스텔로 향했습니다. 체크인을 마치고 나니 마음이 조금 놓였습니다.
지금 잠들면 저녁에 잘 수가 없었기 때문에 잠시 휴식을 취하고 오전 10시가 조금 넘어서 밖으로 나갔습니다. 이제서야 뉘른베르크라는 도시의 모습들이 눈에 조금씩 들어오기 시작합니다. 건물의 벽에 툭 튀어나온 공간들이 있었는데, 그게 꽤 인상 깊었습니다.
이 때가 11월말이니 크리스마스 마켓이 한창 준비 중이었습니다. 분위기가 좋았습니다. 환율이 1900원대였던 시대라 뭘 사는건 욕심이었고, 그냥 구경만 했습니다.
지도를 따라 유명한 곳 몇군데를 둘러봤습니다. 날도 흐리고, 몸도 피곤해서 막 즐겁진 않았던 기억이 납니다. 오후 3시쯤 먹을거리를 좀 사서 다시 호스텔로 복귀했습니다.
뉘른베르크의 공식 호스텔은 괜찮았습니다. 7층 규모의 큰 호스텔이었고, 옛 건물을 활용해서 운영되고 있었습니다. 언덕에 위치하고 있는게 장점이자 단점인데, 경치는 일단 좋았습니다. 기차역에서 걸어가면 20분 정도 걸립니다. 조식 제공에 리셉션도 꽤 친절했습니다.
호스텔로 돌아오니 독일 초딩들이 단체로 놀러왔는지 복도에서 축구를 하고 노네요. 어찌나 시끄럽던지, 잠도 못자겠네 했지만 잘 잤습니다. 노숙했던 피로가 컸나 봅니다.
그렇게 꿀잠을 자고, 저녁에 야경을 구경하러 나갔다가 볼게 없음을 느끼고 다시 돌아왔습니다. 기대했던 뉘른베르크에서의 여행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까지, 단 5시간으로 끝났습니다.
10년도 더 된 사진들입니다. 지금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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